2019년 개봉한 영화 〈걸캅스〉는 여성 형사 콤비가 디지털 성범죄를 파헤치는 수사 코미디 영화로, 라미란과 이성경의 통쾌한 열연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상업성과 메시지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평가되었고, 2020년대 들어 OTT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며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특히 현실의 디지털 범죄 이슈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지금, 걸캅스가 던지는 풍자와 비판의 메시지는 더욱 유효하게 다가옵니다. 본 리뷰에서는 걸캅스의 주요 줄거리, 여성 형사 캐릭터들의 매력, 그리고 사회적 의미가 담긴 디지털 범죄 풍자 요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전직 형사와 민원요정, 디지털 범죄를 쫓다 – 줄거리 정리
〈걸캅스〉는 과거 잘 나가던 전설의 형사였지만 현재는 민원실에서 일하며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미영(라미란)과, 혈기왕성한 열혈 형사 지혜(이성경)가 팀을 이뤄, 디지털 성범죄 조직을 쫓는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는 한 여성 피해자가 눈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충격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미영은 형사로서의 본능을 깨닫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지혜는 정의감에 불타 이 사건에 달려들면서 두 인물은 비공식 수사를 시작합니다. 이들의 수사 과정은 유쾌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SNS, 불법 촬영물 유통, 텔레그램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범죄는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며,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줄거리는 빠르게 진행되며, 두 여성 캐릭터가 점차 파트너로 성장하는 모습과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캐릭터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도 높입니다. 특히 남성 중심의 형사물 틀을 벗어나, 여성 형사의 시선으로 범죄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도는 기존 장르의 한계를 확장시킨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라미란·이성경, 여성 형사 콤비가 빚은 진짜 케미
〈걸캅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여성 형사 콤비의 유쾌한 호흡과 강렬한 존재감입니다. 주인공 미영은 은퇴 후 민원실에서 일하는 다소 무기력한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과거 전설의 형사였던 경력이 드러나면서 점차 변화합니다. 라미란은 이 캐릭터를 특유의 현실감 있는 연기로 표현하며, 영화 속 ‘언니’ 같은 매력을 한껏 발산합니다. 반면, 이성경이 연기한 지혜는 거칠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감정의 기복이 크고 즉흥적인 인물이지만, 정의감 하나로 움직이는 순수한 열혈 형사입니다. 두 캐릭터는 겉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장점을 보완해 가며 진짜 ‘팀’이 되어갑니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 이상으로, 세대 차이·경험 차이·성격 차이를 극복하고 만들어지는 우정과 연대를 상징합니다. 무엇보다 여성 형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여성 주인공이 주체가 되어 사건을 주도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드문 사례로 꼽히며, 기존의 남성 중심 수사물과 차별성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관객들은 두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통해 ‘여성도 충분히 정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웃기지만 진지하다 – 디지털 범죄 풍자와 사회적 메시지
〈걸캅스〉는 웃음을 기반으로 전개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디지털 성범죄 실태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 범죄 조직은 피해자 여성들을 미행·유인하여 불법 촬영을 한 후, 그것을 인터넷과 메신저를 통해 유포합니다. 이는 단순한 영화적 설정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범죄 패턴과 유사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불편하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할 현실을 직면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과잉 설명 없이 코믹한 상황 속에 문제의 본질을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예를 들어, 수사기관의 무능함, 내부의 권력 구조, 여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의 현실은 영화 속 대사와 상황을 통해 풍자되며,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면서도 문제의식을 갖게 만듭니다. 또한,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여성 형사들이 주체적으로 범인을 추적하며 사회적 약자를 지키려는 모습은 단순한 수사극 이상의 감동을 전합니다. 범죄를 둘러싼 현실에 분노하고, 그 안에서 다시 연대하며 용기를 내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걸캅스〉는 여성 중심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수사 코미디 영화로, 유쾌한 전개 속에 디지털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아낸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라미란과 이성경의 환상적인 호흡은 물론, 사회 문제를 영화적으로 녹여내는 솜씨는 지금 다시 봐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웃음과 공감,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잡은 걸캅스는 2024년 현재 다시 한 번 볼만한 영화로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