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개봉한 영화 목격자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가족’, ‘책임’, ‘침묵’이라는 키워드로 관객의 심장을 때리는 작품입니다. 범죄를 목격한 한 가장이 ‘말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방관과 두려움, 그리고 가족을 지키려는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봅니다. 가족 단위 시청자라면 반드시 함께 감상해 보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침묵이 범죄를 키운다 – 우리가 목격자일 때
목격자는 제목 그대로, 범죄를 ‘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도입부터 매우 강렬합니다. 한밤중, 한 여성이 아파트 단지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이를 고층에서 우연히 본 회사원 상훈(이성민 분)이 사건을 목격하게 되지만 경찰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합니다.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침묵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곧 더 큰 위협으로 돌아옵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영화의 기점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인의 ‘현실’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아파트에 살며 누구 하나 믿지 못하고, 이웃과의 단절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아무리 "제보가 중요하다"고 해도, 정작 당사자 입장에서는 ‘보복’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현실. 영화는 이러한 딜레마를 날카롭게 찌르며, 관객 스스로 ‘나는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영화는 방관과 침묵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추가 살인, 범인의 도발, 그리고 결국 가족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서, 침묵의 대가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 – 그 선택은 옳았을까?
주인공 상훈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침묵을 선택합니다. 영화 내내 그는 “우리 가족만은 건드리지 마라”는 태도를 고수하며, 점점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가족을 더 위험에 빠뜨리고 맙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옳지 않은 선택을 해도 되는가?
이 질문은 단지 영화 속 상훈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가족, 내 아이, 내 집을 이유로 옳고 그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적이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목격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족이 최우선”이라는 프레임 속에 감춰진 ‘책임 회피’의 문제를 조명합니다.
상훈의 아내(진경 분)는 처음엔 남편의 선택에 동조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과 갈등이 깊어지며 가정 내 균열이 발생합니다. 영화는 이런 과정을 통해 ‘침묵이 진짜 가족을 지키는 방법인가?’를 관객에게 질문하고, 그것이 결코 정답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또한 자녀에게 보여주는 어른의 모습, 즉 ‘불의 앞에서 외면하는 태도’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암시합니다. 그렇기에 목격자는 자녀와 함께 보면서 토론하기 좋은 작품입니다. "네가 상훈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 하나로도 가족 간의 가치관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웃, 공동체, 그리고 우리의 책임
영화 목격자는 단지 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웃, 아파트, 경찰, 회사 등 다양한 공동체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동시에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를 조명합니다. 영화 속 아파트 주민들은 CCTV, 보안시스템, 안전망에 의지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 간의 신뢰’는 완전히 사라진 모습입니다.
사건 이후, 아파트 입주민 회의에서는 책임을 서로 미루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 사회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공동체는 점점 '나 몰라라'하는 집단이 되어가며, 결국 피해자는 늘고 가해자는 더 대담해지는 구조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화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침묵의 결과, 책임의 부재, 공동체의 붕괴가 어떻게 개인에게 돌아오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그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이런 점에서 목격자는 가족 단위 시청자에게 매우 유익한 영화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책임감’을, 어른들에게는 ‘사회적 역할’을 되짚게 합니다.
영화 목격자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닙니다. 가족, 침묵, 책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탁월한 연기와 연출로 풀어낸 사회적 문제작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 시청자라면 꼭 함께 감상하고,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시길 권합니다. “나는 침묵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이 영화는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